작성일 : 09-09-02 18:04
실패 지식의 활용을 위하여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6,270  
최근, 우리 기업에서도 직원들의 실패 사례를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실패를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피하려고만 했던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실패 지식 활용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인식은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막연해 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구호만으로 실패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분석하여 그 지식을 활용함으로써 유사한 실패의 재발을 방지하고 다음 단계의 도약을 달성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인식의 공유와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


●● 인식의 전환이 먼저다
기업이 실패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패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본 지면을 통해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실패를 피해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조직과 개인이 성장하는 데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그리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이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실패를 성공의 반대 개념으로만 인식하고, 성공에 반드시 뒤따르는 보완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10년 간 진행된 G7 프로젝트는 많은 영역에서 실패로 끝났지만, 그 귀중한 경험은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실패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 의식때문이다. 유교적 전통이 지배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와 고도성장기의 군사 독재 체제 하에서 성공 지상주의가 지배해 온 사회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실패 경험은 다음 단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므로 실패의 원인을 철저히 검증·분석하여 새로운 지식과 자료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는 실패를 고백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책 제도나 카운슬러 제도 등을 활용하여 실패를 스스럼없이 고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실패 지식의 활용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 실패 경험의 공유
두 번째는 실패 경험을 기록하고 전달하여 공유해야 한다.
실패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실패 당사자의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의 경험은 그것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의 심리적 상태와 주변 상황, 경과 등 이 자세하게 전달되었을 때 비로소 재발의 방지와 다른 상황
에의 적용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실패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구조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을 하나의 문구로 단순화하여 전달한다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실패 사례를 사내에서 공유하기 위한 장을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LG석유화학은 최근, 여수 공장에서 최고경영자 이하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실패사례 공유회를 개최했다. 개인부문, 환경 안전 부문, 팀 부문,
프로젝트 부문 등으로 나누어 각각 실패 사례들이 발표되었는데, 앞으로 기존의 베스트 프랙티스 발표회와 함께 6개월에 1회 정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실패 사례공유회는 실패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도모하는 데에 매우 긍
정적인 역할을 하고, 실패 지식의 전달을 통한 유사 실패의 방지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실패 당사자를 추궁하기 위한 자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가능한 한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실패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
세 번째는 실패 원인의 규명이다. 실패의 원인을 명확히 하지 않고서는 재발을 방지할 수 없다. 실패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먼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으면, 실패의 뒤에 잠재해 있는 복합 적인 원인 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그것이 왜 일어났는지를 알아내기도 전에 책임만을 추궁해서는 진정한 원인을 밝혀 낼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실패가 일어난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두 번 다시 실패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인 규명과책임 추궁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 하에서 실패 책임에 대해 면책을 해 주고 실패의 경과와 상황, 원인 등을 자세히 보고하도록 하는 면책제도의 도입도 생각해 볼만한 방법이다.

●● 실패 방지를 위한 교육 훈련
마지막 네 번째는 실패 훈련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특히 심리적 측면의 훈련이 중요하다. 실패 당사자가 어떠한상황에서 실패를 일으켰고, 실패가 발생했을 때의 심리 상태는 어떠했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유사한 상황에서의 대처방법을 발견해 낼 수 없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당사자의 가장 위험한 증상은 정신이 공황 상태에 빠져 버려서 판단이 정지된다는 것이다. 재난 방지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곳에 갇혀있는 사람의 지능지수는 세 살 박이 아이와 똑같아진다고 한다. 실패로 인해서 막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할 때 사고가 정지되어 버리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을할 수 없게 되어, 피해를 키우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실제의 실패를 예상하여 그때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체득시키는 가상의 실패 훈련이 필요하다. 요즘 일요일 아침에 방영되고 있는 모 방송국의 재난극복 프로그램이 좋은 사례이다. 실패 훈련은 냉정한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실패 상황의 정신 상태를 사전에 경험하여 그 속에서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의미가있다.

-출처 : 신용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