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9-02 18:21
김우중과 이건희의 경영 스타일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402  
김우중과 이건희의 경영 스타일
1인 중심 vs 시스템 중심… 워크홀릭 vs 여가활용

현 시점에서 김우중 회장의 경영은 실패 스토리로,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은 성공 스토리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같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려웠고, 장래에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두 사람은 경영 스타일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김 회장이 밑바닥에서 자수성가(自手成家)한 반면, 이 회장은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그룹총수가 됐다. 생각과 거의 동시에 행동하는 김 회장은 총론과 각론을 직접 꼬치꼬치 챙기지만, 심사숙고한 뒤 행동하는 이 회장은 주로 큰 맥만 짚어주는 등 총론만 챙기고 각론은 전적으로 아랫사람에게 맡긴다.

IMF 외환위기를 거쳐 ‘빅딜’이 시작됐을 때 그런 점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전경련 회장직을 맡고 있던 김 회장은 각종 빅딜 사안에 대해 일일이 개입하고 간섭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삼성차 매각건조차도 비서실 고위간부에게 결정권을 주고 본인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막상 긴급한 의사결정이나 결론을 내려야할 때 이건희 회장은 침묵하는 경향을 보인다.

두 사람의 차이는 1993년에도 나타났다. 당시 김 회장이 ‘세계경영’을 선언했을 때, 이 회장은 ‘신(新)경영’을 주창했다. 세계경영이 ‘양(量) 제일주의’에 바탕을 둔 확장 지향의 경영철학이라면, 신경영은 ‘질(質) 제일주의’를 근간으로 한 내실 위주의 경영철학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김 회장은 판매량을 늘리는 데 관심이 많았다. 때로 자동차라는 하이테크 제품을 와이셔츠 수준으로 인식하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가령 1995년 7월 외교안보연구원 특강에서 그는 “자동차는 하이테크가 아니라 미들테크다. 우리는 미들테크 분야에서의 경쟁이라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싼 차를 만들어 판매량을 늘린 이후 서서히 질을 높여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질이 나쁘면 수십만대라도 쓰레기통에 버려라”는 이 회장의 철학과는 대조적이다.

김 회장은 초기에는 외부 인재를 많이 스카우트했지만 그 이후에는 별로 하지 않은 반면, 삼성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외부 인재를 확보하여 미래에 대비했다. 김 회장이 1인 체제, 1인 회사를 강화시켜왔다면 이건희 회장은 시스템 위주로 회사가 가동되도록 했다. 결론적으로 김 회장은 산업화 시대의 스타요, 이 회장은 정보화 시대의 스타다.

김 회장은 지난 30년간 딸 결혼식과 아들 장례식 등 단 이틀만 쉬었다는 워크홀릭이다. 골프도 이번 해외도피 기간 중 약간 배웠을 따름이다. 손병두 전(前) 전경련 부회장은 “김 회장을 전경련 회장으로 모시고 있을 때 한번은 롯데호텔에서 업무를 상의하다가 새벽 2시반쯤 헤어져 집으로 돌아와 잠들었다. 조금 있다가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까 김 회장이었다. ‘여기 전경련 회장실인데 지금 나올 수 있나?’라고 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반이었다. 그러니까 이 분은 거의 한숨도 자지 않은 것이다. 일에 관한 한 이 분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도 대단한 집중력을 가지고 있지만 워크홀릭은 아니며, 승마와 골프를 비롯한 다양한 취미와 여가활동을 한다는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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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주간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