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9-02 18:11
조직 관성(Organizational Inertia)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6,507  

조직이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면서 익숙하고 편안했던 과거로 다시 회귀하려는 성향이 바로 조직 관성이다.

몇 년 전 미국의 National Manufacturing Tech-nology Conference에서 실시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변화에 저항하려는 조직 관성이 기업 경쟁력 강화의 가장 큰 장벽이라고 한다. 오랜 동안 굳어진 타성에 안주하려는 인간의 본능처럼, 기업 역시 과거의 경영 방식을 고수하려는 관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과거의 성공 체험에 고착화되어 시장의 변화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때, 잘 나가는 기업들도 언제든지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질 수 있다. K마트, 크라이슬러, 디지털이큐브먼트 등과 같은 기업들의 사례는 변화에 저항하려는 관성이 실패의 주요 원인이 되었던 좋은 예들이다.


조직 관성이란?

기업 경영에 있어 어떤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구하는 것은 성공을 위한 가장 기본적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조직 관성은 바로 이 전략과 조직의 각 부분 및 기능들을 서로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왜냐하면 일관성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조직내외의 제반 요소들은 서로 연계, 결합되어 안정적인 질서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직이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면서 익숙하고 편안했던 과거로 다시 회귀하려는 성향이 바로 조직 관성이다. 기업은 과거의 경험에서 진화해 온 궤도를 이탈하지 않으려는 관성을 가지고 있고, 이 궤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려 할 때 필연적인 반작용으로 이에 저항한다.


조직 관성의 역설적 의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직 관성을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하지만, 관성은 양날의 칼처럼 역설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조직 관성은 과거의 경험과 학습 능력에 가속도를 붙여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정(正)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독특한 경영 스타일과 한 분야에 대한 집중화된 힘을 바탕으로 일관성을 추구하는 것은 성공을 위해 모든 기업이 고수해야 할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반면, 관성은 과거의 경영 방식에 대한 집착으로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파멸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부(負)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예컨대, 관성에 따른 자기 함정으로 인해 변화나 위협에 직면하더라도 그것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방어적으로 과거의 사고 방식이나 운영 방식을 합리화할 수 있다.

한 때 초우량 기업의 대열에 있었던 기업들이 과거의 성공 자산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파멸의 길로 전락하게 된 사례들은 조직 관성이 얼마나 치명적인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성공 체험에 대한 과신으로 침체의 길을 걷게 된 이스턴 항공사의 사례를 보자. 동사는 원가 절감 전략으로 높은 수익성을 실현했으나, 탈규제화로 인해 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가 절감을 위한 과도한 절약 정책이 오히려 실패를 가져오는 원인이 되었다. 고객 서비스 질 저하, 신형 비행기 도입에 대한 투자 인색 등으로 인해 고객은 급속히 감소하게 되었고, 결국 1992년 적자폭이 확대되어 파산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조직은 관성과 더불어 살아 간다고 한다. 물론, 모든 기업이 갖고 있는 관성을 파괴하고 또 다시 새로운 관성을 구축할 필요는 없다. 관성은 조직에게 있어 문제임과 동시에 의미 있는 추진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일수록, 그리고 시장의 선두 주자일수록, 관성에서 벗어나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일찍이 80년대 중반부터 인텔의 CEO인 앤드류 그로브는 “조직 관성을 극복하려는 싸움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싸움이다. 우리는 코끼리도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하면서 조직 관성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였다. 과거 또는 오늘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관성 탈피와 지속적인 자기 혁신 활동이 기업들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시사해 주는 이야기이다.


출처 : LG 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