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9-02 18:05
오래 기다리기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6,068  
#'세일'의 득과 실

  오랫동안 감기가 낫지 않아 며칠 전 병원을 찾았다. 시키는 대로 주사를 맞고 처방대로 약을 먹었는데 별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게 약이 올라 오늘 아침에는 급기야 담당 의사에게 화를 냈다. 담당 의사가 하는 말이 "마약을 처방하면 차도가 보이는 것처럼 만들 수는 있습니다."라며 빙긋이 웃는다.

  평생 경영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 사업하는 친구드이나 기업들로부터 이런저런 조언을 부탁받는다. 그리고 얼마 후 "시키는 대로 했는데, 결과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불평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럴때면 "가격 인하를 단행해보시지요"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곤 한다.

  가격인하는 거의 언제나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온다. 수 백만웡ㄴ을 호가하는 명품 핸드백이 어느 날 수십 만원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고 가정하자.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몇 시간 혹은 몇 십 분이면 매장의 핸드백은 동이 날 것이다. 어쩌면 인하된 가격으로도 어느 정도의 이익은 확보했을 경영자는 만족한 미소를 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장에 몰려 든 고객의 속셈을 찬찬히 살펴보면 절대 미소지을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고객들은 "이번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그 핸드백을 그 가격에 살 수 없을 것이다."는 생각에서 아침도 거르고 매장으로 달려 온다. 고객들은 "속았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다시는 그 핸드백을 명품이라고 부르지도 않을 것이다. 만약 원래의 가격을 되찾는다 해도 많은 고객은 있을지도 모를 '다음 세일'을 기약할 것이다.

  '다음 세일'이 없다면 경영자는 단지 한번의 현금 확보를 위한 가격인하에 만족해야 할 뿐이다. '다음세일'이 있다면 이제 더 많은 고객들이 '세일때만의 고객'으로 변한다. 뿐만 아니라 가격 인하는 이제껏 충성심을 보여주던 기존 고객의 불만을 사거나 기존고객을 '세일고객'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일 등의 가격인하는 고객을 정상적인 가격으로 구매하지 않도록 가르침으로써 사업을 위축시킨다. 뿐만 아니라 일시적 매출의 증대를 위한 처방은 언제나 마약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라.

  대부분의 경영활동과 마찬가지로 마케팅활동은 장기적인 효과를 갖는다. 좀 더 명확히 하자면 바람직한 마케팅 활동의 결과는 "우리가 그런 일을 했었나"라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심지어는 잊을 때 쯤 드러난다. 신혼살림을 준비하던 신혼부부에게 냉장고를 팔면서 "다시 냉장고를 살 때도 이 매장을 찾아야지"라고 마음먹게 만는 자랑스러운 고객만족의 결과는 5년 후, 어쩌면 전세를 벗어나 자신의 집을 마련하고 "이제는 냉장고를 바꿔야지"라는 생각이 들 10년후 즘 나타난다. 당장은 즉각적인 매출 증대, 현금 확보 등과 같은 결과가 탐나 보일 수 있다. 가끔은 계획적이라는 전제에서 단기적인 효과를 노린 마케팅 활동이 바람직한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지 않으면 마약처럼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성공을 거둘지는 몰라도 그 성공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다.

  마케팅은 자녀를 교육하는 일과 유사하다. 당장 매를 들면 눈에 보이는 나쁜 행동은 멈추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매를 놓은 순간 아이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사전에 계획되고 아이도 이해할만한 이유로 든 매가 아니라면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마케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 관계를 맺는 일이다. 고객을 조작하여 단기적인 승부를 보는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기업과 고객의 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그것과 달리 지속되어야 할 마땅한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춘 기업만이 성공적인 마케팅 활도을 계획할 수 있다.